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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훈의 소소한행복 사회복지사의 후원개발은 구걸을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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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장 19-01-14 16:07 조회 3,11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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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사회복지연구소 칼럼니스트 이민훈 소장]

 

사회복지시설의 예산은 크게 국가보조금과 후원금으로 구분 될 수 있다. 사업수입금(또는 자부담)이라는 것도 있지만 이는 미비한 부분으로 크게 반영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복지시설 운영에 대해 역사적으로 따져보면 지원과 후원으로 유지되었고 이는 전세계의 거의 모든 복지시설의 공통점일 것이다. 국내 복지시설에 국가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역사도 그리 길지 않다.

 

복지시설의 연간 국가보조금은 대부분 인건비와 운영비에 치중되어 있으며 사업비를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복지시설은 목적사업을 달성하기 위해 대상자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진행한다.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활동하려 노력하는 데 이 모습은 마치 ()서 유(’)를 만들어 내는 듯한 모습이다.

 

사회복지사는 자신이 속한 복지시설의 재정 상황에 따라 사업의 규모를 달리 정하고 연간계획 또는 월간계획으로 계획한다. 예산 여유가 많은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프로그램을 구상할 때 큰 어려움 없이 기획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소규모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의 경우 큰 어려움을 경험한다. 재정상황이 열악하다보니 외부활동을 계획할 때도 무료관람이나 무료이용이 가능한 곳을 찾아 활동을 계획하기에 이른다. 그렇다고 무료가 무조건 질이 낮고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보조금으로 시설의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면 후원금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 외부기관 프로포절이나 지역사회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후원개발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복지시설의 투명함과 신뢰성일 것이다. 후원자 또는 후원처가 공증된 곳을 찾아 후원을 하려하는 것은 기본적인 행위 일 것이며 이런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들의 부지런한 홍보활동이 한몫을 한다.

 

후원금을 개발하기 위해서 사회복지사는 지역사회를 두루 돌아다니며 후원요청을 한다. 이 모습이 비굴해 보일지 모르지만 비굴하다는 생각으로 후원자를 개발하는 사회복지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끄러워하는 소극적 사회복지사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성격에 따라 후원개발은 원만할 수도 있고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일들에 대해 개인적 능력에 대한 비난과 비교는 조직사회 내에서 철저하게 존종해줘야 하는 일이다.

 

어느 때인가 필자가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다 잠시 후 두 명의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섰고 카운터에서 식당주인과 대화를 시작한다. 그 내용을 잠시 귀담아 들었더니 이런 내용이었다.

 

저희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시설에 어떠한 사업이 있는데 후원을 요청 드리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사회복지사라고 자신들을 밝힌 두 명의 사람에게 식당주인은 의심스런 눈치를 주는 모양새다. 얼마동안 설명이 이어졌고 자신들이 추진하려는 사업에 후원을 부탁하자 식당주인은 마치 선심 쓰듯 만 원을 꺼내 들며 이렇게 말을 했다.

 

젊은 사람들이.. 이거 가지고 나가세요.”

“.....”

 

만 원이라는 후원금을 받은 것에 기뻐해야 할 일이었을까. 필자는 그 모습에 화가 치솟았다. 구걸을 하로 온 사람들이 아닌 후원 부탁들 하기 위해 찾은 젊은 사회복지사들에게 저런 행동은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두 명의 사회복지사가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조용히 식당 밖으로 나갔고 나는 곧 그들의 뒤를 따라 식당 밖으로 향했다. 어딘지 모르게 걷고 있는 두 명의 뒷모습이 안쓰럽게 보인다.

 

저기요, 잠시만요!”

 

길을 걷는 그들을 멈춰서고 나는 그들에게 CMS신청서(자동이체)를 요청했다. 곧장 매월 3만 원을 신청하여 건넨 뒤 인사를 건네고 식당 안으로 다시 돌아왔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며 식당주인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분을 원망할 수는 없었지만 불쾌한 눈빛을 건네며 일행이 있는 자리로 돌아왔다. 그러자 옆자리 일행이 나에게 묻는다.

 

어디 갔다 왔어?”

그냥. 잠시 밖에.”

 

사회복지사의 후원개발은 구걸이 아니다. 부탁이자 요청일 뿐. 동업에 있는 모든 사회복지사들의 고초에 소화가 되질 않는 식사를 진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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