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훈의 소소한행복 주인의식 가진 진정한 사회복지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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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연구소 19-05-24 09:38 조회 2,672회 댓글 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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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사회복지연구소 칼럼니스트 이민훈 소장]
필자는 대전에 소재한 사회복지법인에서 일을 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우리 법인과의 인연은 많은 스토리와 추억을 만들었다. 처음 우리 법인에 취업되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나에게 ‘장애인’이란 말은 사회복지실천가로서 가슴에 품어야 하는 단어 정도로 인식되었다.
당시 시설업무가 아닌 사무 행정업무가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더욱 확고해지는 듯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나의 업무 배정은 법인의 행정업무가 아닌 산하시설로 옮겨져 정말 장애인들과 함께 지내는 실천업무가 주가 됐고, 장애인들이 원하고 필요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행동이 저절로 일어났다.
그렇게 몇 년을 산하시설에서 근무했을까. 주관적인 생각으로 정말 나름의 열정과 노력으로 지역민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열정이라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구둣발에 구멍이 날 정도로 발로 뛰며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소외받거나 무시 받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피력하며 노력했다.
그러자 정말 많은 장애인들이 시설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가뜩이나 부족한 사회복지사 인력이 부족할 만큼 많은 이용자가 생겨났다. 그러자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보호자들에게서 새로운 시설의 개소가 필요하다는 민원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법인산하시설 제2호 개소 작업이 진행됐고, 최적의 위치를 찾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그 준비과정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장애인시설이 자신들의 동네에 생긴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주민들의 반대와 부딪혀야 했고, 법적으로 사회복지시설이 생길 수 있는 용도(노유자)의 건축물들이 상당히 적었다.
적당한 건물을 찾아 건물주에게 용도변경을 요청하면 왜 그런 사업장을 자신의 건물에 설치하려고 하느냐며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약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2013년 8월, 법인산하시설 제2호로 ‘헬로’라는 시설이 인허가를 받았고 나는 신규시설의 원장 발령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헬로(HELLO)의 이름을 지을 때도 많은 고민을 했다. 시설명을 지을 때부터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장애인들에게 주간보호서비스 외에 많은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인식되며,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곳으로 운영되어 질까 하는 고민이었다.
기본적으로 장애인을 돕기 위해(HELPING HAND), 충분히(ENOUGH), 지켜보고(LOOK), 들어주는(LISTEN), 시설(ORGANIZATIONS)이 되고 싶었기에 영어 철자의 앞자를 따서 헬로라고 하는 시설명을 지었다.
누구는 이런 시설명이 유치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의미가 있는 시설명이라는 평가도 해주었다. 시설명에 큰 신경을 썼던 이유는 나의 이름처럼 활동하고 싶어서였다. 시설을 이용해 개인적 명성을 올리거나 유용하자는 것이 아닌 어떤 사회복지사라도 헬로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되면 주인의식을 가지며 장애인들과 정말 가족이 되어 일을 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다.
이제 헬로가 개소한지 6년 차가 됐다. 정원 10명의 소규모시설이지만 그간 나름 활동을 열심히 했던 모양이다. 여기저기서 많은 단체와 개인들에게 후원과 나눔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헬로봉사단’을 만들어 받은 만큼 다시 지역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기 위해 매주 마을청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가 정작 말하고 싶은 것은 시설이 작다고, 시설의 재정이 열악하다고 주저앉거나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다.
사회복지사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 느끼면,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지역사회에 말하고, 두드리며, 요청해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소명이고 주인의식을 가진 진정한 사회복지사이지 않겠는가.
앞으로 헬로는 10년, 30년, 50년 이상을 바라보며 성장하는 시설이 될 것이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임을 알게 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진짜 장애인자립생활에 도움이 되는 곳으로 성장하려 노력할 것이다. 헬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장애인들과 항상 함께할 것이다!